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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트럼프, 대선서 농심 얻기 위해 시진핑에 미 농산물 수입 확대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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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0. 06. 18. 10:18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트럼프, 시진핑에 중 농산물 확대의 대선 중요 강조"
"트럼프 '시진핑 중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 극찬"
"트럼프, 중 신장 위구르 수용소 용인...홍콩 시위에 불개입"
볼턴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선에서 농심(農心)을 얻을 수 있도록 미 농산물 수입을 늘려 달라고 부탁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장했다고 미 주요 언론들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볼턴 전 보좌관이 2018년 5월 22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선에서 농심(農心)을 얻을 수 있도록 미 농산물 수입을 늘려 달라고 부탁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장했다고 미 주요 언론들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노골적으로 재선 지원을 요청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23일 출간 예정인 592쪽 분량의 저서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에 썼다고 워싱턴포스트(WP)·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 볼턴 전 보좌관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 주석에 대선서 농심 얻기 위해 미 농산물 수입 확대 부탁”

볼턴 전 보좌관은 오사카 미·중 정상회담을 “그(트럼프 대통령)는 놀랍게도 대화를 미국의 차기 대선으로 돌려 현재 진행 중인 선거운동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경제 능력을 암시하면서 그가 (대선에서) 확실히 승리할 수 있도록 시 주석에게 간곡히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농민, 중국의 대두와 밀 수입 확대가 선거 결과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미 농산물 구매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고 협상을 재개하는 데 동의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300년간 가장 위대한 중국 지도자!”라고 기뻐했다가 몇분 뒤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며 수위를 더 높였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적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018년 12월 아르헨티나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는 농업 지역을 돕기 위해 단지 중국의 농산물 구매 확대만을 요구했다. 만약 그렇게 합의됐다면 미국의 모든 (대중)관세는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중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오사카 AP=연합뉴스
◇ 볼턴 “의회, ‘우크라이나 의혹’뿐 아니라 트럼프, 정치적 이유로 법 집행 개입 다양한 사례도 조사했어야”

이 주장은 사실 여부를 떠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파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의 직접적 계기가 된, 군사원조와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 등 민주당원에 대한 수사를 연계시키려 했다는 ‘우크라이나 의혹’보다 커 보이기 때문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민주당 탄핵 옹호론자들이 우크라이나 문제에만 너무 집착하지 않고 시간을 들여 트럼프 외교 정책 전반에 걸쳐 그의 행동을 더욱 체계적으로 조사했다면, 탄핵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WSJ는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에서 ‘우크라이나 의혹’뿐 아니라 정치적 이유로 법 집행에 개입하려 한 다양한 사례에 대해서도 조사했어야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터키의 주요 기업들이 관련된 사례를 들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독재자들에게 사실상 개인적인 특혜를 주기 위해 범죄 수사들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 “트럼프, 중 신장 위구르 강제수용소 건설, 용인”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의 강제수용소 건설을 용인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시 주석이 오사카 정상회담에서 100만명에 달하는 위구르 이슬람교도들이 수용된 수용소 건설을 옹호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승인하는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우리 통역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수용소 건설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트럼프는 이것이 정확히 해야 할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트럼프, 영국 핵무기 보유국인지 몰라...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에 불개입...톈안먼 기념일 성명 발표 거부”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무지와 불개입주의에 관한 일화도 다수 소개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처럼 보였고, ‘핀란드는 러시아의 일부인가’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적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결정을 거의 내릴 뻔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150만명의 홍콩 시민이 지난해 6월 중국 본토 송환법 반대 시위를 벌인 데 대해 “난 개입하고 싶지 않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인권 문제가 있지 않으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달에 1989년 일어난 톈안먼(天安門) 사건 30주년 추모일에 백악관 차원의 성명 발표를 거부하면서 “그건 15년 전의 일”이라고 부정확하게 말하면서 “누가 그 일을 상관하느냐. 난 협상을 하려고 한다. 다른 건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소개됐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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