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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신저, 바이든에 경고 “미·중 신냉전, 제1차 세계대전 같은 재앙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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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0. 11. 17. 10:14

미중수교 주역 키신저 "바이든, 군사충돌 가능성 미중관계 복원해야"
"바이든-시진핑, 군사분쟁 하지 않기로 합의해야"
"미, 대중 '민주주의국가연합' 건설 신중해야"
바이든, 8번 만난 시진핑 '폭력배'
키신저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미·중 관계 악화로 전 세계가 제1차 세계대전처럼 재앙에 빠져들 수 있다며 조 바이든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군사 분쟁을 하지 않기로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키신저 전 장관이 지난해 7월 29일 미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진행된 국무부 창설 230주년 기념행사에서 좌담을 하는 모습./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은 미·중 관계 악화로 전 세계가 제1차 세계대전처럼 재앙에 빠져들 수 있다며 조 바이든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군사 분쟁을 하지 않기로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뉴경제포럼’ 개막 연설에서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기간 훼손되고, 군사적 갈등으로 악화할 수 있는 중국과의 소통라인을 복원하기 위해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미·중 관계 악화, 전 세계 제1차 세계대전 같은 재앙에 빠져들 수도”

그는 “협력적 행동을 위한 어떤 기반이 없는 한 세계는 제1차 세계대전에 버금가는 재앙으로 빠져들 것”이라며 오늘날 이용할 수 있는 군사기술은 그러한 위기를 이전 시대보다 훨씬 더 통제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내년 1월 20일 바이든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는 공동 위협에 양국 간 정치적 논의의 시작을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코로나19를 경고로 볼 수 있다면, 실제로는 각국이 대체 자율적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을 어느 정도 글로벌 기반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이는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71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극비리에 중국을 방문해 다음 해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마오쩌둥(毛澤東) 주석과의 첫 미·중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다. 이후 미·중은 1979년 1월 1일 국교를 정상화했다.

키신저와 폼페이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해 7월 29일 미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진행된 국무부 창설 230주년 기념행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 폼페이오 국무, 키신저 면전서 ‘미 역대 행정부 40년 대중 관여 정책 실패’

키신저 전 장관이 미·중 관계 정상화를 주문하면서 그 계기로 코로나19를 거론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과 배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칭하면서 그 발병과 확산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대미 수출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중국의 군사적 팽창노선에 대해 일본·호주·인도 등과 공동전선을 강화하는 인도·태평양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에 맞설 ‘민주주의국가연합’을 건설하는 구상에 관해 질문을 받고 신중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여러 차례 키신저 전 장관 바로 앞에서 미·중 외교 관계 수립 이후 역대 미 행정부의 중국 관여 정책이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 키신저 “미, 중국 맞설 ‘민주주의국가연합’ 건설, 신중해야...미·중 신냉전, 군사 충돌 비의존 동의해야”

키신저 전 장관은 “트럼프는 더 대립적인 협상 방법을 가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 임기 초반에 비균형적인 세계 경제의 진화에 대해 미국인들이 가진 깊은 우려를 강조하는 것이 그에게 중요했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좀 더 차별화된 접근 방식을 택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올해 미·중 관계의 급속한 침체는 양국이 신냉전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미·중이 다른 어떤 충돌이 있더라도 군사적 충돌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이 신뢰하는 약간 명의 고위급 인사를 지명해 양국 지도자를 대신해 접촉을 유지하는 제도적 시스템을 미·중이 공동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물론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며 “양측이 상대방의 민감성을 이해하고, 반드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더 진전할 수 있는 지점까지 문제를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은 한번도 상대국과 대략 동등한 규모의 국가들을 상대해본 적이 없다”며 “이것(미·중 분쟁)이 첫번째 경험이다. 우리는 이것이 갈등으로 전환하는 것을 피하고, 바라건대 어떤 협력적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시진핑 주석과 8차례 만난 ‘라오펑유’ 바이든, 대선 시간 시 주석 ‘폭력배’ 낙인, 위구르족 탄압 ‘집단학살’ 비판

블룸버그는 “중국과의 관계가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정책 아젠다를 지배할 수 있다”며 “그가 5세대(5G) 기술의 미래, 중국의 남중국해 팽창주의, 홍콩의 사라지는 자치권 등 분야에서의 긴장 완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바이든은 상원의원 및 상원 외교위원장과 부통령으로 40여년 간 중국을 상대해온 경험이 있지만 대선 경선 과정에서 그의 어조는 더 혹독해졌다. 그는 지난 2월 민주당 경선 TV토론에서 시 주석을 ‘폭력배’라고 낙인찍고, 선거운동 기간에 신장(新疆)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에서의 위구르족 탄압을 ‘집단학살’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은 미·중 수교 직후인 1979년 4월 미국 대표단 일원으로 처음 중국을 방문하는 등 총 4차례 베이징(北京)을 찾았으며 부통령으로서 카운터파트인 시 당시 부주석과 미·중을 상호 방문하면서 회담했고, 시 주석이 정상회담을 위해 2015년 9월 방미했을 때 공항에서 직접 영접하기도 했다. 바이든과 시 주석이 만난 횟수는 8차례나 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이에 중국에서는 바이든을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고 보고 있으나 집권 후 강권 통치를 강화하고, 헌법 개정을 통해 영구집권을 꿈꾸는 시 주석에 대한 바이든의 인식은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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