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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국무장관, 왕이 외교부장과 G20서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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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1. 11. 01. 15:22

미국과 중국 화해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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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설전을 벌인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제공=신화통신.
신냉전 국면을 향해 한치의 양보도 없이 달려가면서 사사건건 갈등을 노정시키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또 다시 정면충돌했다. 이번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난타전을 방불케 하는 설전의 주인공이 됐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의 1일 보도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과 왕이 국무위원 겸 부장은 전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남을 가졌으나 양국 간 현저한 의견의 격차를 줄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지난 3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처음 회동, 퇴장하는 취재진을 돌려세워 가면서까지 신경전을 벌였을 때보다 더한 갈등을 보여줬다고 해도 좋다.

두 사람 간 설전의 주제는 최근 가장 핫한 대만 문제였다. 우선 포문을 연 쪽은 블링컨 장관이었다. 예상대로 중국이 대만을 둘러싼 현상을 일방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중국이 최근 군용기를 대만방공식별구역(ADIZ)에 마치 제집 드나들 듯 침범한 사실과 대만 상륙을 가상한 훈련을 벌이는 것에 대한 비판과 경고의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왕 위원 겸 부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아니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미국이 적반하장의 자세를 보인다는 입장까지 피력했다. “중국은 하나뿐이다. 대만은 중국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본토와 대만은 같은 나라에 속해 있다’라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도 재삼 강조했다. 대만해협 갈등의 원인이 ‘하나의 중국’을 깨뜨리려는 미국 때문이라는 인식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할 경우 양국 관계가 파멸에 이를 것이라는 강경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군사적 대치 상황까지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외교 수장의 이번 정면충돌로 볼때 양국은 향후 상당 기간 갈등을 봉합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연내 영상으로 개최하기로 합의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을 통해 극적인 해결책을 끌어내지 않는 한 정말 그렇다고 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3년6개월 동안 이어져온 양국의 신냉전을 상기할 경우 역시 낙관보다는 비관 쪽으로 무게가 더 쏠릴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대만뿐 아니라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와 홍콩 문제 등도 양국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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