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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황의조 사태와 아쉬운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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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승인 : 2023. 12. 1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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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대한축구협회
연말 축구계가 이른바 '황의조(31·노리치시티) 사건'으로 뒤숭숭하다.

국가대표 공격수로 오랫동안 활약한 황의조는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전 연인과 관련한 불법촬영 혐의다. 지난 6월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는 여성 A씨의 폭로가 발단이 된 사건은 A씨가 황의조의 형수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던져줬다. 황의조는 "결백을 믿는다"며 형수에 대한 처벌 불원서를 제출했지만 영상 속 여성 피해자인 B씨가 황의조와 A씨를 고소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이 와중에 황의조 측이 B씨 신분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입장문에서 언급해 2차 가해 논란도 일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대한축구협회는 최근에야 '혐의를 벗을 때까지'라는 단서를 달고 황의조를 당분간 대표팀 선발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 야구 안우진, 배구 이재영·이다영 등 타 종목에서는 사회적 물의만으로 사법기관의 판결 이전에 태극마크를 반납했던 사례가 있다. 2021년 교제하던 여성에게 데이트 폭력 등을 가한 혐의로 고소당했던 배구 스타 정지석도 소속팀 결정으로 즉시 훈련에서 배제돼 경찰 조사를 받았고 국가대표도 1년간 뛰지 못한 바 있다.

이번 일로 황의조가 국민들의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축구국가대표팀 이미지에 남긴 손상은 생각보다 크다. 황의조는 국가대표팀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위치에 있다. 축구계에는 황의조 말고도 해외파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비슷한 스캔들이 더 터질 수 있다는 흉흉한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대처는 보다 빠르고 단호해야 했다. 소극적인 대응으로 '황의조 리스크'를 키운 대한축구협회의 조치가 못내 아쉽다는 반응들이 나오는 까닭이다. 적어도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이상 선수의 사생활은 일반 개인의 사생활과 같은 기준에 놓여서는 안 된다. 국가대표에게는 사생활도 관리의 영역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체육인에 대한 도덕적 잣대가 한층 더 높아져 있음을 스포츠계는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한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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