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한국과 네덜란드의 국가 간 반도체 동맹 선언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3.asiatoday.co.kr/kn/view.php?key=20231213010008232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3. 12. 13. 18:34

한국과 네덜란드가 정상회담을 갖고 '반도체 동맹'을 공식 선언했다. 동맹을 구체화한 조치로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반도체 장비 세계 1위 기업인 ASML이 1조원을 공동 투자해 한국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운다. SK하이닉스는 ASML과 극자외선(EUV)용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개발에 나선다. 반도체 판도를 바꿀 역대급 협력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총리는 13일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반도체 동맹 실천을 위해 경제·안보·산업 분야 양자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공급망 위기 발생 시 즉각 공동 대응하고 반도체 분야 기술격차를 유지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양국이 국가 간 외교에서 '반도체 동맹'을 명문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ASML의 '클린룸'을 방문해 차세대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EUV 장비 공정을 참관할 정도로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힘을 쏟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하이닉스 회장도 동행해 ASML과의 1조원 투자를 이끌어 냈다.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ASML 방문에 함께할 정도로 큰 이벤트였다.

ASML이 한국에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 R&D센터를 건립하는 것은 윤 대통령의 세일즈외교가 큰 힘이 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과 올 7월 페터르 베닝크 ASML 회장에게 한국 투자를 적극 요청했었다. 이재용 회장 역시 베닝크 회장을 여러 차례 만나 공을 들였다. ASML이 해외에 반도체 제조기업과 R&D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대만 TSMC 간 파운더리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가 3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양산에 성공했고 TSMC도 뛰어들었다. 올 3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12.4%인데 TSMC는 57.9%다. 삼성은 ASML과 협력이 절실했고 이번에 공동 투자를 약속받았다. 한국 반도체에 새로운 길이 열리길 기대한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