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아이티 총리, 사의 표명…치안부재 상황 따른 야권 압박 수용(종합)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3.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312010006393

글자크기

닫기

주성식 기자

승인 : 2024. 03. 12. 17:46

카리브공동체 "앙리 총리, 과도위원회 수립·사임 합의"
아이티 폭력사태 논의하는 카리브 정상들
11일(현지시간)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열린 카리브공동체(CARICOM) 정상회의에서 카리브 지역 정상들이 아이티 폭력 사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르판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 미아 모틀리 바베이도스 총리, 앤드루 홀니스 자메이카 총리.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는 이날 카리콤에 사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AP, 연합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가 갱단 무장 폭력으로 인한 치안부재 상황에 책임을 지라는 야권 압박에 결국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1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중남미 국가 협의체 '카리브공동체'(CARICOM·카리콤) 순회의장국인 가이아나의 모하메드 이르판 알리 대통령은 이날 자메이카에서 열린 카리콤 회의에서 앙리 총리가 사임과 '과도위원회'로의 권력 이양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알리 대통령은 회의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평화로운 권력이양의 길을 열기 위한 과도통치 합의 약속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이를 위해 우리는 앙리 총리의 사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AFP는 한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앙리 총리가 카리콤 회의에 참석 중이었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직접 밝혔다고 전했다.

카리콤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수도 포르토프랭스 대부분 지역이 무장갱단에 점령된 채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 아이티 상황을 해결할 방안을 논의했다. 자메이카, 바베이도스 등 카리콤 회원국 지도자들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머물고 있는 앙리 총리 등과도 화상으로 상의해 가면서 회의를 진행했다.
앙리 총리는 의사 출신으로 2000년 아이티 정계에 입문해 사회노동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 등을 역임했으며,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되기 이틀 전 차기 총리로 지명됐다. 그는 정식 총리로 취임한 후 같은해 9월 대선과 총선을 치르기로 약속했으나 하원의원 전원의 임기 만료와 상원의원 일부의 조기 사퇴에 따른 아이티 의회 마비로 무기 연기되면서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이티 야권은 앙리 총리가 모이즈 대통령 암살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앙리 총리의 사임과 과도정부 수립을 요구했으나, 그는 "새 정부는 선거를 통해서만 구성돼야 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치안악화와 빈곤 속에 행정 마비가 심화하자 앙리 총리는 이달 초 케냐를 방문, 케냐 경찰의 아이티 파견을 위한 상호협정에 서명하는 등 다국적 안보지원단의 도움을 받으려 했지만, 그 사이 갱단이 총리 사임을 요구하며 폭동을 일으키면서 귀국하지 못한 채 푸에르토리코에 발이 묶인 상태다.

미국 정부는 귀국길이 막힌 상태인 앙리 총리에 대해 원하는 만큼 자국내 거주를 허용키로 했다. 앙리 총리는 상황이 개선되는대로 귀국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주성식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