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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소비량 세계 1위 아르헨, 104년 만에 최저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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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4. 07. 11. 14:04

올해 1인당 쇠고기 소비량 전망 44.8㎏
고물가·경기침체로 쇠고기 소비량 급감
1920년 46.9㎏ 기록 이래 최저치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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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쇠고기 숯불구이/아르헨티나 축산정보사이트 BYS 캡처
국민 1인당 쇠고기 소비량 세계 1위인 아르헨티나에서 쇠고기 소비가 빠르게 줄어 수년째 지켜온 세계 1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게 됐다.

9일(현지시간) 파히나12 등 현지 언론이 보도한 로사리오 증권거래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아르헨티나의 국민 1인당 쇠고기 소비량 전망치는 44.8㎏이다.

로사리오 증권거래소가 지난 5월까지의 육류(소·돼지·닭) 소비 현황을 근거로 내놓은 전망이 적중하면 올해 아르헨티나의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1920년 46.9㎏을 기록한 이래 104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게 된다. 아르헨티나의 1인당 쇠고기 소비량 역대 연간 평균 최고치는 72.9㎏이다.

현지 언론은 복수의 전문가를 인용해 "하반기 쇠고기 소비가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고물가와 경기침체를 감안하면 (반전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현지 경제연구기관 지중해재단에 따르면 축산대국인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육류소비량 글로벌 랭킹에서 116㎏으로 1위 미국(120.7㎏)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쇠고기만 떼어 보면 세계 으뜸 소비국은 아르헨티나였다.

미국은 닭고기 53.4㎏, 쇠고기 37.8㎏, 돼지고기 29.5㎏ 등으로 집계돼 닭고기를 가장 즐겨 먹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르헨티나는 쇠고기 52㎏, 닭고기 47.3㎏, 돼지고기 16.7㎏ 등으로 조사돼 쇠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쇠고기 소비량 5위권에는 1위 아르헨티나에 이어 2위 미국(37.8㎏), 3위 브라질(35.7㎏), 4위 캐나다(25.9㎏), 5위 칠레(25.8㎏)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주식이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누구나 주저 없이 쇠고기라고 답한다. 아르헨티나의 대표적 전통 음식은 소금만 뿌려 숯불에 구워낸 소갈비다. 아르헨티나는 2014년 소갈비 9100㎏을 숯불에 한번에 구워 세계 최대 소갈비구이로 기네스 기록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기준 아르헨티나의 사육 소는 총 약 5424만 두로 인구 약 4623만 명을 크게 웃돌았다. 쇠고기에 대한 사랑이 절대적인 아르헨티나에서 쇠고기 소비가 줄기 시작한 건 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식탁에 쇠고기를 올려놓기 어려워졌다.

통계청(INDEC)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쇠고기 가격은 부위별로 최고 49.43%까지 올랐다. 가장 인기 있는 부위인 소갈비는 25.22% 인상됐다.

현지 언론은 "가장 대중적이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던 쇠고기가 이젠 사치품처럼 여겨지고 있다"며 당분간 쇠고기 소비가 정상 궤도에 오르는 건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올해 아르헨티나에선 쇠고기뿐 아니라 육류 소비가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로사리오 증권거래소는 올해 국민 1인당 육류 소비량을 105.7㎏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16㎏과 비교하면 10㎏ 이상 줄어든 수치다. 지난 10년간 1인당 육류소비량 평균인 112.8㎏과 비교해도 7㎏ 이상 적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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