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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한동훈에겐 ‘한신’의 인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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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4. 09. 0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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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 최고의 천재 병법가이자 정치가로 알려진 한신은 여러 유명 일화를 통해 전해져 오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중 누구나 알고 있는 한신의 일화들에는 그의 인내를 엿볼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바로 과하지욕(跨下之辱)이라는 고사성어로 묘사된 이야기로, 한신이 불량배의 바짓가랑이 밑을 기었다는 내용이다. 사타구니 과(跨), 아래 하(下), ~의 지(之), 욕될 욕(辱)이라는 의미로 고사성어 그대로 가랑이 밑에서 욕봤다는 의미다.

비천한 태생이었지만, 군장의 뜻을 품고 항상 칼을 지니고 다닌 한신으로서는 그 치욕을 일부로 당하진 않았을 것이다. 칼을 꺼내 들어 단숨에 불량배의 목을 치고 말았을 한신이 칼을 몸에 지닌 채로 무릎을 꿇고 바짓가랑이 사이를 기어갈 때, 그는 아마도 자신의 목표를 위해 참을 인(忍)을 수십 번이고 칼날로 새겼을 것이다.

이후 기록이지만 한신은 성공한 후 자신에게 굴욕을 준 그 불량배를 불러 상을 줬다고 한다. 이는 한신이 어떤 인내와 인격을 가진 사람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마 그 당시 한신이 칼로 불량배의 머리를 내리쳤으면, 한신의 역사는 없었을 지도 모른다.

이외에도 한신은 자신의 천재성을 인정받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항량의 거병 당시 기회를 얻어 전장에 나섰지만, 항량이 죽자 항우 밑에서 낭중(郞中)이 되어 여러 책략을 조언한다. 그러나 무시받기 일쑤였다.
이후 기원전 206년, 진나라를 멸한 항우가 천하를 나누고 유방을 한왕으로 봉해 촉으로 처넣자 한신은 초나라를 떠나 한나라로 가게 된다. 그러나 거기서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괘씸죄로 참형에 처해질 처지에 놓이게 된다. 동료 13명은 모두 처형됐고, 자신의 차례가 됐을 때 등공 하후영을 만나 "전하께선 천하를 가지고 싶지 않으십니까? 어찌 장사를 베리이까?"라며 토로한다. 이에 하후영은 그를 특이하게 여기고 유방에게 천거해 치속도위(治粟都尉: 병량을 관리하는 직책)라는 별 볼일 없는 벼슬을 내린다. 이후 한신은 한나라 승상인 소하와 자주 대화 기회를 만들며 그에게서 재능을 인정받는다. 이때부터 한신의 인생이 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한신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며 자신이 책략가로서, 군장으로서의 재능을 마음껏 펼친다. 괴철, 사기(史記),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 등에 기록된 한신의 활약은 그야 말로 세계 전쟁사를 통틀어도 흔히 찾을 수 없는 전설적 명장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수만 군사를 자신의 손발처럼 지휘하는 화려한 군사적 재능으로 그는 일약 한나라의 대장군이 되어 항우를 무너뜨리고 유방에게 천하통일의 위업을 안겨준다. 당시 세간에는 장자방이 있어도 한신이 없었다면 고제의 천하통일이 늦어졌거나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 정도였다.

특히 한신의 지략은 팽성대전 참패 후 더 특별하게 발휘된다. 3만의 오합지졸로 수년만에 위(魏), 대(代), 조(趙), 연(燕), 제(齊), 초(楚)의 여섯 개의 나라(六國)를 무너뜨렸으며, 두 명의 왕을 사로잡았고, 한 명의 왕을 참살했다. 그 과정에서 우회 공격, 배수진, 수공, 망치와 모루 등 온갖 방식의 전술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했고, 모든 전투에서 이긴다.

한신의 일대기를 전부 다룰 수 없지만, 위 설명만으로도 한신이 남긴 역사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무언가가 있는 것은 자명하다. 지금 정치권은 아수라장이다. 특히 '윤석열 탄핵'을 목표로 도전해오는 야권의 압박은 매일을 거듭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를 막을 장수, 바로 '조선제일검'으로 불렸던, 그리고 지금은 정치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역할이 중요할 때이다.

당정이 힘을 합쳐도 지금의 위기는 사실상 극복하기 어렵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의 '대국민 사과' 의향을 묵살할 때부터 한동훈 대표를 바라보는 보수국민의 신뢰는 깨지기 시작했다. 전당대회 기간 띄웠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 '의료개혁'에 대한 반대 의견 역시, 지금은 모두 한동훈 대표의 정치적 실수로 점철되고 있다. 치욕스럽더라도 오래 인내해서 목적을 이룬 한신의 경험이 한동훈 대표에게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대권 도전이라는 꿈이 있더라도, 조직의 단합은 현재 여당 대표인 한동훈 대표의 몫이다. 당정이 화합해야 한동훈 대표에게도 미래가 있다. 아직 3년이란 시간이 남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듯이, 대권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 마무리가 보장돼야 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최소한 기자의 생각뿐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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