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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재춘 前 러시아 대사 “北, 러 추가파병 계속… 결국 ‘김정은 위기’로 이어질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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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4. 10. 29. 17:53

푸틴, 우크라 침략은 '전략적 실수'
2014년 크림반도 합병 후 멈췄어야
전쟁 지속할수록 '정치적 입지' 위협
이재춘 전 러시아 대사가 29일 러·우전쟁과 관련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이재춘 전 러시아 대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해 "전략적 실수"라고 평가했다. 전쟁을 지속할수록 푸틴의 정치적 입지는 위협받을 수 있으며,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한 김정은도 종국에는 푸틴과 같은 운명에 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 대사는 29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현재 전쟁에 투입할 장비도 없고, 돈도 없는 상황이다. 일찍 끝내야 하는데, 이미 너무 깊이 들어와 버렸다. 2014년 크림반도를 차지하고 나서 그만둬야 했다. 더 욕심을 부리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지만 전선이 고착 상태"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이번 한 번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앞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될수록 더 많은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로 끌려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십만의 군인이 죽거나 다쳤다. 이제는 더 이상 전쟁에서 싸울 군인을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그래서 김정은에게 달려가 북한군의 파병을 요청한 것이고, 김정은은 돈 때문에 10~20대 어린 병사들을 푸틴에게 팔아먹었다. 그러나 이번 파병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만성적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푸틴은 김정은에게 병력 보충을 계속 요구할 것이며, 이는 김정은 정권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다."

-러시아를 돕고 있는 나라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우크라 전쟁이 진행될 것으로 보는가.
"북한도 군수물자와 병력을 계속 보내기 어려울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가 이란의 지원을 조금 받았지만, 이제는 그것마저 받기 어려워졌다. 이란도 전쟁을 이미 시작한 거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중동에서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반군을 앞세운 이스라엘 공격을 계속 조종하면서 상당한 손해를 보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를 도와줄 여력이 없다. 이제는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러시아를 도와줄 국가는 이젠 없다고 보면 된다."

-북한이 쿠르스크 전선 투입을 앞두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북한이 특수군을 투입하더라도 쿠르스크를 탈환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이미 우크라이나 군은 전쟁기간 충분한 실전을 경험했다. 첨단무기로 무장한 우크라군을 10~20대 북한군이 이길 수 있을 것 같은가. 드론이 날아다니는 현대전이고, 미국과 서방의 첨단 무기들이 총집합한 곳이 쿠르스크 전선이다. 러시아군도 뺏긴 지역을 북한이 탈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그리고 전 세계가 지금 북한의 파병을 지켜보며 쿠르스크 지역으로 참관단을 보내고 있다. 만약 북한의 쿠르스크 전선 투입이 확인되면 그땐 미국과 서방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미국과 서방도 우크라이나 파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푸틴의 정치적 입지에 어떤 영향이 미칠 것 같은가.

"현재 러우전쟁을 보면,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쿠르스크 지역을 점령하고 반격을 가하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쿠르스크를 우크라이나 땅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는 푸틴의 크림반도 침략과 비슷한 양상의 전략을 우크라이나가 쓰는 것이다. 이는 푸틴에겐 정치적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전쟁을 대하는 러시아 국민의 푸틴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가.

"쿠르스크를 뺏기고 나서 러시아 국민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인 푸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침략해서 얻은 것보다 자기 나라 땅을 내주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만약 쿠르스크를 탈환하지 못한다면 러시아 국민들은 푸틴을 향해 '자기 나라 땅을 뺏기면서까지 왜 전쟁을 했나'라고 비판할 것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푸틴은 정치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푸틴은 오랜 기간 KGB(러시아 국가보안위원회)에서 근무하면서 미국과의 냉전을 경험했다. 즉 미국을 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미국을 추종하는 나토(NATO)에 대한 적개심이 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는 미국과 나토에 대한 복수심이 강하다. 러시아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어도 푸틴의 반미주의 사상 때문에 전쟁은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이다."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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