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과거사’로 또 발목잡힌 한·일 관계... “한·미·일 3각공조 파장 없도록 관리”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3.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25010012682

글자크기

닫기

천현빈 기자

승인 : 2024. 11. 25. 17:13

한·일, '사도광산 추도식' 두고 파열음
과거사 다시 '대일외교' 부담요소 부각
한국 자체 추도식서 "강제로 동원" 언급
"일본과 추도식 관련 이야기 할지는…
현재로선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추도식 묵념
25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 터에서 열린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추도식에서 한국측 유족과 참석자들이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연합
일본 정부의 진정성 없는 과거사 태도가 다시 '한·일 관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일 관계는 윤석열 정부 들어 빠르게 회복됐지만,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 추도식' 진행 방식을 두고 파열음을 냈다. 과거사 문제가 다시금 대일외교의 부담요소로 부각됐다.

윤 정부의 미래지향적 결단으로 회복된 한·일 관계에 악재가 뒤따를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확고한 대일 과거사 대응원칙을 확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리 외교 당국은 한·미·일 3각 공조와 한·일 협력에 파장이 없도록 관리하겠단 입장이다. 과거사와 한·일 안보협력 문제를 '투트랙'으로 다루면서 양국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지 않기 위한 외교 전략 마련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

정부는 25일 사도시 현지에서 강제노역자를 기리기 위한 별도의 '자체 추도식'을 열었다. 추도식은 사도광산 인근 조선인 옛 기숙사터에서 열렸다. 추도사에서 박철희 주일대사는 조선인 노동자에 대해 "80여년 전 사도광산에 강제로 동원"이라는 표현으로 애도했다.

전날 한국측이 빠진 일측 추도식엔 일본 중앙정부 대표로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차관급)이 참석했다. 그는 추도사에서 강제동원이나 강제 노역 등 '강제성'을 인정하는 단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과거 야스쿠니 신사참배 이력으로 한·일 공동 추도식 불발의 단초를 제공한 인물이다.
우리 외교당국은 추도식 문제가 한·일 관계 전반을 악화시키면 안 된다는 판단 하에 일측에 신중히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과의 추도식 관련 사후 협의가 예정됐느냐는 본지 질의에 "내년 추도식과 관련한 이야기를 (일본과 다시) 하게 될지 현재로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한·일간 갈등 여지가 남은 추도식인 만큼 관련한 직접 소통은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일 3각 공조에 파장이 일지 않도록 "과거사에 대해 일측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우리 정부의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공식 입장 하에, 한·일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란 입장은 변함 없다"고 설명했다.

추도식 갈등이 '캠프데이비드 선언'으로 회복·강화된 한·미·일 안보협력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세밀한 외교 전략 마련해야 한다는 평가와 함께 대일 외교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일 관계 특성상 과거사를 덮고 갈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안보·경제 분야에서 양국 협력이 이어지려면 '진정성 있는 태도'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재강조해야 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천현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