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탄핵 면한 尹, 향후 정국 시나리오는 ‘중립내각·임기단축 개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3.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208010004399

글자크기

닫기

천현빈 기자

승인 : 2024. 12. 08. 10:48

'탄핵만은 막아야'… 국힘 절박함
'거국내각·임기단축 개헌' 두고도
여야 대치 국면 봉합 가능성 낮아
책임총리제도 헌법상 문제 지적
탄핵 표결 전 대국민 담화,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마치며 인사하고 있다. /제공=대통령실
투표 정족수 미달로 탄핵을 면한 윤석열 대통령이 당과 정부에 향후 정국 운영을 일임한다고 밝히면서 '2선 후퇴', '사실상 퇴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거국중립내각, 책임총리제 등 후속 시나리오가 나오는 상황에서 야권은 보수 정권 유지를 위한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국의 장기 대치가 불가피해진 모양새다. 이에 더해 야권은 매주 임시국회를 열고 탄핵표결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혼란한 정국은 수습되기 어려운 형국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향후 정국 수습 방식으로 거국중립내각과 임기단축 개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계엄 선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2선 후퇴를 시사했다. 향후 거취 문제를 당에 맡기겠다는 뜻으로 사실상 퇴진을 암시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야권에선 대통령의 권한을 법적으로 박탈하는 방법은 오로지 탄핵 뿐이라며 연속적인 탄핵 표결 절차에 나서겠다고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담화에서 "저의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며 "향후 국정 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 나가겠다"고 했다. 국정 운영 동력을 당에 넘기겠다는 취지지만 언제든 국정 운영의 전반에 나설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도 읽힌다. 야권이 매주 탄핵 표결에 나서겠다고 극히 반발하고 나선 배경이다.

우선 이 담화로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최악의 수를 일단 면한 것이지만 추후 상황이 변화함에 따라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탈표가 발생하면 탄핵이 가결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우선 소장파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의원 5명은 이미 탄핵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한 바 있다. 여기에 연일 윤 대통령 비판에 나서고 있는 안철수 의원까지 가세하면 탄핵 레드라인인 8표에 가까운 이탈표가 발생한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윤 대통령의 탄핵만큼은 최우선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보인다. 탄핵안 가결로 최종 결정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가면 윤 대통령의 직무는 즉시 정지된다. 만약 헌재가 탄핵안을 인용하면 차기 대선 레이스가 열리는데, 현 상황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상황이다. 여당 입장에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확정되기도 전에 후임 대통령으로 뽑히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거국중립내각·임기단축 개헌' 두고도 여야 갈등 봉합 가능성 낮아

이에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서 손을 떼면서 당에 구원 요청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론을 의식해 우선 뒤로 물러나면서 거국 중립내각 구성 등으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중이다. 다만 책임총리제나 거국중립내각 등은 모두 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고, 국군통수권 이양 등 헌법상 불가한 문제도 있다는 지적에 따라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더구나 중립내각을 구성하려면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해야 하는데, 현 상황에선 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 대통령을 대신해 직무 대행에 나선다해도 헌법상 최종 결정권은 여전히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에 야당 입장에선 이를 받아줄 가능성도 크지 않다.

임기 단축 개헌 논의도 윤 대통령 조기 퇴진 시나리오와 맞물려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면서 윤 대통령의 퇴진까지 자연스레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의 퇴진으로 조기 대선을 치를 수 있다는 주장인데, 당내에선 이미 2026년 6월 지방선거 때 대선을 같이 진행하자는 방안이 언급된 바 있다.

당내 일각에선 임기 단축 개헌이 탄핵을 막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보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탄핵을 막으면서 보수정권의 공중분해를 사전에 차단하는 방법은 임기 단축 개헌"이라며 "대통령의 특별 선언으로 지방선거와 대선을 동시에 진행하면 임기를 1년 단축하면서도 질서 있는 퇴진이 가능한 안정적인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다만 여당 지도부는 민주당이 지난 5월 임기 단축 개헌을 요구할 당시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어 이를 두고도 여야 대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중립내각 구성 시에도 우선 한 총리가 국정 운영의 중심이 돼야 하는데, 민주당은 이번 계엄 사태의 책임이 내각에도 있다고 보고 있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크지 않다. 이에 야권이 공언한 '매주 탄핵표결 시도'로 정국은 당분간 소용돌이 국면으로 흘러갈 분위기다.
천현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