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울 곳곳 반짝이는 ‘연말’ 즐겨요”…낭만 가득 ‘윈터페스타’

광화문·청계천·보신각·DDP 등서 '빛 파도'
서울라이트·산타마을·오징어게임 전시 등
내·외국인 눈길 사로잡아
오세훈 "서울은 안전…특별한 추억 만들길"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서울윈터페스타를 찾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정재훈 기자

16일 저녁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어둑했던 광장일대에 미디어파사드가 광화문 외벽을 비추자 지나가던 시민들은 일제히 빛의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퇴근하던 시민들의 피곤한 표정 끝에 비춰진 빛의 향연은 월요일의 피로를 덜기에 적합했다. 친구들과 함께 나온 학생들도 빛과 음악이 울려퍼지자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에 여념 없었다. 다만 행사장 인근에서는 주말 집회의 영상이 상영되는 등 아직 가시지 않은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의 혼란함도 느껴졌다.

시청 인근에 직장을 다닌다는 김현석씨(52)는 "빨리 퇴근할 생각에 걸음을 재촉했는데, 불빛이 너무 아름다워 홀린듯이 따라오게 됐다"며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 인근 분위기는 조금 침체된 것 같지만, 그래도 연말연시를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서울윈터페스타를 찾아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이날 행사장에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방문했다. 오 시장은 "다소 혼란스럽습니다"면서도 "서울은 안전하고 재밌다. 와서 많이 즐겨주시고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시길 바란다"고 했다. 또 그는 영어, 중국어, 일어 등을 사용해 "서울로 오세요. 올겨울 특별한 추억을 서울에서 만들어 보세요"라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서울시는 연말을 맞아 관광명소인 광화문, 광화문광장, 청계천, 서울광장,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보신각 등 서울 곳곳에서 '윈터페스타'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축제는 '서울에서 펼쳐지는 마음의 빛, 소울 프리즘(SOUL PRISM)'이라는 주제로 서울 고유의 색과 빛으로 물들이는 것이 핵심이다.

광화문 미디어파사드는 100년 만에 돌아온 월대와 의정부지까지 무대를 합쳐 기획됐다. 무대에 펼쳐진 빛과 음악은 시민들에게 웅장함과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영상은 한국 전통 춤사위를 나타낸 영상이 광화문 일대를 채웠다. 또 태극 문양을 나타낸 파란·붉은색의 빛의 파도가 흘렀다. 이는 한국의 정신과 철학을 인공지능(AI)로 분석 후 작품으로 재해석했다.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서울윈터페스타를 찾은 시민들이 광화문 미디어파사드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광장 내에는 14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중심으로 한 '산타마을'도 조성됐다. 오두막집 형태로 구축된 이곳에서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아기자기한 LED 소품과 겨울을 상징하는 목도리·장갑 등을 판매했다.

가족과 함께 나온 아이들은 원하는 소품인형을 집어들기도 하고, 연인과 함께 나온 커플은 서로의 목에 목도리를 걸어주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외국인 관광객의 눈길을 끄는 조형물도 있었다. 오징어게임 시즌 1에 나온 캐릭터 '영희' 주변에서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였다.

16일 오후 서울 청계천에서 열린 서울빛초롱축제를 찾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정재훈 기자

인근 도보 5분 거리의 청계광장에서도 화려한 빛의 물결이 일었다. 청계천변을 따라 조선시대의 어가행렬을 빛 조형물로 연출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연희를 볼 수 있다. 또 천변 아래로 미디어아트로 구현한 바다와 물고기도 감상 가능하다.

광화문 광장에서 즐기 수 있는 서울라이트 광화문과 광화문 마켓은 내년 1월 5일까지 즐길 수 있으며, 청계광장에서 진행하는 서울빛초롱축제는 내년 1월 12일까지 개최한다. 동대문 DDP에서 이뤄질 서울라이트 DDP와 서울콘은 내년 1월 1일에 종료되며, 12월 31일 밤을 빛낼 제야의종 타종행사와 새해맞이 페스티벌도 보신각 일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