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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마비였다고 진술한 韓총리… 비상계엄 적법성 힘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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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 임상혁 기자

승인 : 2025. 02. 20. 18:05

한덕수 "야당의 탄핵·예산삭감으로
국정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 증언
발목 잡은 법률엔 간첩법 등 꼽아
재출석한 홍장원 1차장 진술 번복
尹 "홍장원 메모, 내란과 탄핵 공작"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10차 변론서 증언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한덕수 국무총리가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10차 변론에서 증언하고 있다. /제공=헌법재판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첫 형사재판에 이은 탄핵심판 10차 변론이 20일 헌법재판소(헌재)에서 열렸다. 헌재는 윤 대통령 측이 같은날 형사재판 일정을 이유로 기일을 미뤄달라는 요청을 일부 받아들여 변론 시작을 1시간 늦춰 오후 3시에 진행했다. 다음주 국회와 윤 대통령 양측의 최종 의견 진술 등 남은 절차를 끝으로 사실상 변론이 마무리되는 만큼 이르면 다음달 중순께 선고가 내려질 전망이다. 

 첫 증인인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해선 예상대로 비상계엄 당시 국무회의가 적법했는지를 두고 양측이 다퉜다. 한 총리는 '비상계엄 당시 열렸던 국무회의가 절차적 흠결이 있었다'는 기존 주장을 고수하면서도 "국무회의가 간담회 수준이라고 진술한 것은 저의 주관적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무위원들이 연락을 받고 순차적으로 모였고 (대통령께) 계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면서 국무회의의 적법성에 대해 개인 생각보다는 수사를 통해 사법부가 판단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주요 쟁점 중 하나인 '계엄선포 당시 국정이 마비될 정도로 비상사태였냐'에 대해서는 한 총리는 "야당이 주도했던 29건의 탄핵, 예산 삭감 등으로 국정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답했다. 

 아울러 한 총리는 예산 대폭 삭감 등을 강조하며 야당의 일방적 폭주를 문제로 짚었다. 특히 야당이 발목을 잡은 법률 가운데 국가기간전력망확충법·고준위방폐장특별법·해상풍력특별법 등 에너지 3법과 반도체 업계를 주 52시간제 예외로 보는 '반도체특별법', '형법상 간첩죄 개정(간첩법)' 등을 언급했다. 한 총리는 "태반은 국가 안보와 경제 발전, 국민들의 사회적 복지 등 청년들의 미래를 좀 더 낫게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며 "정치권이 뭔가 앞장서서 하지 않으면 저는 분명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다 확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줄탄핵에 대해서도 "탄핵은 법률에 중대한 위반이 있는 고위직에 한해 써야 하지만, 야당의 잇따른 탄핵소추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계엄 당시 국정 운영 2인자였던 한 총리가 국가행정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었다고 진술함으로써 비상계엄이 불가피했다는 윤 대통령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된 것이다. 

 한편 계엄 당시 작성한 메모 및 이후 진술의 신빙성 논란 속에 또다시 증인 출석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이날 계엄당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체포 명단을 받아적은 장소가 '관저 앞 공터'라는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윤 대통령 측이 'CCTV 자료를 보면 본관에 진입하면서 통화한 것으로 나온다'며 기억이 잘못됐냐고 묻자, 홍 차장은 "지난번 헌재에 나와 관저 앞 공관 공터라 진술했지만, 다시 기억을 되새겨보니 사무실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변론에서 조태용 국정원장이 증인 출석해 홍 전 차장이 진술한 동선과 CCTV 시간이 다르다며 신빙성 의혹을 제기했고, 국민의힘도 이날 조 원장이 제기한 의혹을 뒷받침할 CCTV를 공개하자, 기존 진술을 바꾼 것이다. 이어 윤 대통령 측은 보좌관 기억에 의존해 메모를 써보라고 한 것 자체가 정치적 의도가 있었던 것이라며 특히 해당 보좌관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친구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홍 전 차장의 증인 신문을 직접 지켜본 윤 대통령은 "홍장원 메모의 문제는 저와 통화한 걸 가지고 '대통령의 체포 지시'라는 것과 연계해서 내란과 탄핵의 공작을 했다는 것"이라며 "홍 전 차장에게 격려 차원에서 전화해서 (여인형 전 사령관과) 육사 선후배인 만큼 방첩사를 좀 도와주라고 한 얘기를 목적어도 없이 대통령의 체포 지시로 만들어 냈다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남미경 기자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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