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현대' 상표권 출원… '브랜드 헤리티지' 강조
강남 부촌 '압구정 현대'… 강남 최고 부촌 자긍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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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에 따르면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은 오는 6월 시공사 선정 공고를 내고, 9월 총회를 열어 최종 시공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신현대 9·11·12차로 구성된 압구정2구역은 압구정 6개 구역 중 유일하게 서울시 정비계획안을 통과하며 가장 빠르게 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는 곳이다. 한강변과 인접해 뛰어난 입지를 자랑한다. 재건축을 통해 용적률 300% 이하, 최고 70층, 총 2600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총 공사비는 약 2조 4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의 헤리티지(유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전담팀 '압구정재건축영업팀'을 신설했다. 2023년 12월 꾸린 태스크포스(TF)팀을 확대 개편한 공식 조직이다. 전문 인력을 보강해 전략적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2월 '압구정 현대아파트' 및 '압구정 현대' 명칭을 한글과 한자(現代)를 포함한 형태로 상표 출원했다. 건설사가 과거 시공한 단지의 명칭을 상표로 등록하는 경우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현대건설이 '압구정 현대'라는 브랜드 유산(헤리티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수십 년이 지난 단지의 브랜드 명칭을 상표로 출원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며 "현대건설이 압구정 재건축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하고,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도 이를 주요 경쟁력으로 내세우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압구정 현대'라는 이름은 단순한 아파트 브랜드가 아니라, 강남 최고 부촌이라는 자긍심과 정체성을 담고 있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과거 단지명을 변경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주민들이 이를 반대하며 기존 명칭을 지킨 사례도 있다. 현대건설 사원 아파트였던 압구정 현대아파트 65동의 경우 리모델링 당시 별도의 브랜드를 표기하지 않았다. 이는 주민들이 '압구정 현대'라는 헤리티지를 유지할 것을 강력하게 원했기 때문이다.
압구정동 한 공인중개사는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단순한 주거 단지를 넘어 강남 최고 부촌을 대표하는 상징과도 같은 곳"이라며 "재건축이 추진되는 과정에서도 '압구정 현대'라는 이름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강남에서도 독보적인 입지와 상징성을 지닌 만큼, 현대건설이 이 헤리티지를 적극적으로 이어가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압구정 재건축 사업은 총 6개 권역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첫 타자'인 압구정2구역의 재건축 시공권을 거머쥐면 후속 물량을 수주하는 데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