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로 현실적 위기 발생했다 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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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이날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최종 결정문에서 "국회가 탄핵소추 사유의 위헌·위법성에 대해 심사숙고하지 않고 법 위반의 의혹에만 근거해 탄핵을 남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가 탄핵심판 제도를 오로지 정부에 대한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이용한 것은 탄핵심판 제도의 본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헌재는 그 근거로 윤 전 대통령 임기 시작부터 더불어민주당의 탄핵소추안이 모두 22건 발의됐다면서 "피청구인(윤 전 대통령)의 임기가 개시된 후부터 이 사건 계엄 선포 전까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행정안전부장관 1인, 검사 12인,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3인 및 그 직무대행 1인, 감사원장 1인에 대해 재발의를 포함한 모두 22건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또 윤 전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 야당의 전횡을 국정 마비를 초래하는 행위로 판단한 것은 정치적으로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결정문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이 수립한 주요 정책들은 야당의 반대로 시행될 수 없었고, 야당은 정부가 반대하는 법률안들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켜 대통령의 재의 요구와 재의에서 부결된 법률안의 재발의 및 의결이 반복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헌재는 "그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이자 국가원수로서 야당의 전횡으로 국정이 마비되고 국익이 현저히 저해되어 가고 있다고 인식해 이를 어떻게든 타개해야만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윤 전 대통령이 일련의 야당 횡포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는 취지다.
헌재는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야당이 중심이 된 국회의 권한 행사에 관해 권력 남용이라거나 국정 마비를 초래하는 행위라고 판단한 것은 그것이 객관적 현실에 부합하는지 여부나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는지 여부를 떠나 정치적으로 존중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헌재는 야당 전횡이 국정 마비의 원인이 됐다고 판단했더라도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의 정당성은 인정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헌재는 "단순히 탄핵소추를 추진하고 있다거나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국회에서 심사 중이라는 이유로 중대한 위기 상황이 현실적으로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이는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조율되고 해소돼야 할 정치의 문제다. 정치적 견해의 표명이나 공적인 의사결정은 어디까지나 헌법상 보장되는 민주주의의 본질과 조화될 수 있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