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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신한證 대규모 회계 오류…전문가 “내부통제 실패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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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보 기자

승인 : 2025. 04. 06. 18:00

외환거래 손익 상계 누락…“감사도 감독도 통제도 작동 안 해”
시스템 초기 구조적 결함 가능성…“유사사례 반복되면 업계 감사문화 구조적 문제”
한국투자증권 본사 2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에서 유사한 유형의 대규모 회계 오류가 연이어 발생하며 증권가 내부통제 시스템에 경고등이 켜졌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즉각적인 심사 착수는 5년간 오류를 방치한 한국투자증권에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단순 실수를 넘어선 내부통제 시스템의 총체적 붕괴라고 지적하며 외부 감사인의 책임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치 사업보고서를 정정했다. 내부 부서 간 외환거래 손익을 상계 처리하지 않아 총 5조7000억원의 영업수익과 비용이 동시에 부풀려졌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2분기 같은 방식으로 영업수익 4553억원을 과대 계상했다가 정정했다. 양사 모두 '순이익 변동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전문가들은 오류의 발생 자체,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수년간 지속된 대규모 오류에 주목하고 있다.

김범준 가톨릭대 교수는 이 사건이 단순 실수인지 고의인지 여부는 감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회계처리는 재무제표 작성 부서, 회계팀, 내부 감사조직, 외부 감사까지 3단계 이상 통제를 거친다"며 "그런데도 5년간 오류가 걸러지지 않았다는 건 내부통제 상 중대한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외부감사인의 책임도 피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무제표는 회사가 작성하지만, 외부감사인은 그것이 회계기준에 맞게 작성됐는지를 검토한다"면서 "수년간 반복된 오류를 감사인이 놓쳤다면 감독당국은 회계법인의 감사 책임도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계 오류가 발생했던 당시 한국투자증권의 외부감사인은 삼정KPMG와 EY한영이었다. 또 신한투자증권의 회계감사를 맡았던 외부감사인은 삼정회계법인이었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는 "내부거래 상계는 너무나 당연한 회계 원칙인데 회계 기본적인 부분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은 단순 실수라기보다 초기 시스템 설정 등 구조적 결함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5년 전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해외주식 거래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9년부터 외환거래 관련 회계처리 문제가 발생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회계 심사에 착수한 상태다. 금감원은 심사 결과에 따라 중과실이나 고의성이 인정될 경우 강제 감리로 전환하고, 관련자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심준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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