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계약에 고객 실망감 늘어… 계약유지율에 영향 끼쳐 미래수익성 위협
설계사를 잡아야 고객도 잡을 수 있어… 설계사 수수료·수당·복지혜택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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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민혁 기자 = A손해보험사의 낮은 설계사 정착률이 보험유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설계사 이탈로 인해 발생한 '고아계약'에 대한 실망감이 해지율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아계약은 고객이 최초 보험계약을 할 때 고객의 보험을 설계한 설계사가 이직이나 퇴직 등으로 보험계약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보험계약을 일컫는다. 대면 계약 중심의 한국보험시장을 고려할 때 보험유지율과 관련이 깊다.
1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A손보사의 설계사 등록정착률은 37.73%로 집계됐다. 같은 시기 다른 주요 손보사와 비교했을 때, 유일하게 30%대 설계사 정착률을 나타냈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정착률을 보인 곳은 B손보사로 64.61%였으며, C손보사 55.61%, D손보사 54.66%, E손보사 47.48%가 뒤를 이었다.
고객도 함께 떠나고 있다. A손보사의 경우 계약유지율은 61회차(5년차)부터 하위권에 머물렀다. A손보사의 계약유지율은 61회차 43.92%, 73회차(6년차) 29.75%, 85회차(7년차) 26.4%로 나타났다. 13회차(1년차)의 경우 주요 손보사 중 두 번째로 높은 88.24%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계약유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이는 고아계약에 따른 고객들이 실망감 때문으로 보인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대면에서 가입하는 경우 설계사가 해당 회사에 재직하고 있을 때 계약이 유지된다"며 "계약관리 측면에서 한국 보험 시장은 설계사와 고객의 관계가 중요해 서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계약유지율이 떨어지면 미래 수익성 확보가 어렵게 된다. 계약유지율이 하락하면 일반적인 경우 보험사의 미래 수익 척도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이 줄어든다. 계약 기간이 짧을수록 미래에 들어올 원수보험료가 줄어드는 구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계약유지율은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핵심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A손보사는 인수전담 설계사가 고아계약을 맡아 관리하게 하고 있다. 내부 배정 규정에 따라 고객전담센터와 고객관리센터로 배정된다. 인수전담 설계사가 최초 계약 설계사가 바뀐 보험의 관리를 전담해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설계사 지키기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설계사를 지키기 위해서는 규제 내에서의 영업 지원이나 수당적인 혜택, 매력 있는 상품 개발 등이 제시된다.
설계사 개인들에 대한 교육·복지 혜택도 중요하다. 대표적 사례로 한화손해보험을 꼽는다. 한화손보의 설계사 정착률은 69.36%로 손보사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한화손보는 육성센터I·II→신인정착과정→컨설팅전문가의 전문적인 교육시스템을 갖고 설계사를 모집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전속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개최하는 등의 복지 혜택을 제공했다"며 "이와 같이 설계사 개인에 대한 복지도 설계사들의 정착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