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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어둔 채 ‘범죄대상’ 된 무인점포…사각지대 방치된 ‘무법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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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찬 기자

승인 : 2025. 04. 25. 16:08

단순 권고에 범죄 취약 여전…'쉬운 타겟' 인식 굳어
"예방이 최선…청소년 관리·보안시설 지원 효과적"
무인편의점-연합
서울 한 무인편의점. /연합뉴스
무인점포를 겨냥한 상습 절도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무인 운영 확산과 함께 관련 범죄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지만 점주들은 방범 시설 설치에 소극적이고 정부 가이드라인은 권고 수준에 그쳐 실효성 있는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상습절도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구속해 수사 중이다. A씨는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용산구 등 6개 자치구 일대 무인점포 10여 곳을 돌며 키오스크 내부에 보관된 현금 약 30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 연수경찰서도 절도 혐의로 30대 남성 B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인천 소재 무인점포에서 11차례에 걸쳐 약 10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무인점포 운영이 활발해진 이후 절도 범죄도 급증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무인점포 절도는 2021년 3514건, 2022년 6018건, 2023년 1만847건으로 2년 만에 약 3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검거율은 2022년 기준 7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무인 운영 특성상 범행 시점을 특정하거나 용의자 신원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성년자에 의한 소액 범죄가 주를 이루기에 점주들이 신고를 포기하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무인점포 안전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입출입 카드 인증 △AI 폐쇄회로(CC)TV 설치 △양심 거울 설치 등을 권고했지만, 강제력이 없어 현장에서는 외면받고 있다. 경찰도 범죄예방진단팀(CPO)을 운영해 점포에 순찰 및 보안 권고를 진행하고 있으나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가 취약해보이는 점포에 관련 시설물 설치를 권해도 누가 자기 돈을 써서 하고 싶겠나"라며 "경찰이 찾아오는 것 자체를 꺼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무인점포가 '절도하기 쉬운 곳'으로 인식되면서 피해가 반복되고, 결국 상습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지자체와 경찰 차원 지속가능한 청소년 관리·교육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보안 시설물 설치에 지자체 일부 지원 등이 있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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