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태생 '호남 대통령'으로 호남표심 공략
반명계 지지자들 1표 이탈은 '2표차'로 직결
'범보수·중도·반명' 포함 '그랜드빅텐트' 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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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한 전 대행의 대선 등판은 메가급 돌풍을 예고하는 일이 됐다. 한 전 대행은 그간 차기 대선 출마 의지를 숨기며 모든 취재진 질의에 함구해왔다. 외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로 '노코멘트'가 전부였다. 사실상 대권 출마 의지를 에둘러 드러낸 것이었는데, 6·3 대선에 출마하기 위한 공직자의 사퇴기한 사흘을 앞두고 한 전 대행은 전격 사퇴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 중인 국무총리가 사퇴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해서다. 한 전 대행은 보수계 인사와 중도층, 심지어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폭넓은 출마 요구를 받아왔는데, 대선 출마 의지를 굳힌 건 4월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전 대행의 최측근은 본지에 "(한 전 대행이) 5월 1일 총리직 사퇴를 결심한 것 같다"며 "미국과의 무역협상의 밑그림을 다 그려놨고, 이미 성과도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서 결심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 핵심 관계자는 "5월 1일 총리직을 사퇴한 후 2일 국회에서 대선출마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선출마 장소들이 여럿 언급됐지만 국회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언급대로라면 한 전 대행은 다음날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한다. 이미 한 전 대행은 국민의힘 경선 레이스에 나섰던 나경원 후보의 캠프를 물려 받아 준비 중인 것으로도 확인됐다. 한덕수 캠프는 출마선언에서 밝힐 출마 대의와 대선 공약 등을 소개할 준비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반명계 지지자들 1표 이탈은 '2표차'로 직결… '범보수·중도·반명' 포함 '그랜드빅텐트' 목전
한 전 대행의 출마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내란대행', '노욕'이라는 인신공격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 전 대행이 탄핵된 윤석열 정부의 국무총리였다는 점을 부각해 '계엄 시즌2'라는 프레임으로 맹공을 퍼부을 태세다. 다만 한 전 대행은 민주당의 연속적인 탄핵 국면에서 헌법재판소의 전원일치 기각 판정으로 권한대행직에 복귀했다. 계엄에 책임이 있다는 민주당 프레임을 합법적으로 탈압박할 수 있는 장치는 이미 있는 셈이다. 여기에 주한미국대사를 지낸 경력과 일생을 행정가로 보낸 전문성 때문에 정파성이 옅다는 점도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중도층의 표를 쓸어 모을 수 있는 경쟁력이다.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전 대행은 개헌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이재명 후보에 '개헌' 카드로 역공을 펼친다면 흐름이 일거에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전 대행은 평생을 행정 전문가로 보낸 공직자이지만, 좌파와 우파 정권에서 모두 국무총리직을 지낸 인물로 국민통합을 위한 상징성도 확고하다는 장점도 있다. 또 출마하라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한 만큼, 시대 과제로 떠오른 '3년짜리 개헌 대통령'의 적임자라는 점도 내세울 수 있다. 한 가지 약점으로 지목되는 정치 경력이 없다는 점도, 몇십년간 국회를 드나들며 야당의 공세를 온몸으로 막는 등 정치 거물로서의 체급을 키워온 경력으로 메꿀 수 있다.
한 전 대행은 전북 전주 출생이다. 민주당 후보에게 몰표를 주는 호남 유권자들의 마음이 '호남 대통령'이라는 구호에 흔들릴 수 있다. 실제 한 전 대행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호남 지역에서 28%(4월 27일 아시아투데이·한국여론평판연구소 여론조사 결과)를 기록한 바 있다. 탄핵 정국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호남 지지율이 한자릿수에 머문 것을 생각하면 괄목할만한 호남 민심의 변화 흐름이다.
한 전 대행은 이날 중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사퇴 의사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행은 다음날 국회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