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이상 인구 절반, 직업 없고 구직도 안 해
약 50만명은 쿠바 탈출…1000만 인구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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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 스페인어는 23일(현지시간) 쿠바 국립통계정보사무소(Onei·통계청)가 전날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 2024년 쿠바의 고용률이 49.1%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남미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국제노동기구(ILO)가 발표한 중남미·카리브 평균 58.9%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쿠바 국민 970만 명(2024년 통계청 발표 기준) 중 15세 이상은 840만 명. 이 가운데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은 410만 명뿐이었다. 나머지는 직업이 없을 뿐 아니라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있는 이른바 '백수'였다.
쿠바는 고용의 노령화도 중남미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었다. 15세 이상 취업자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45세 이상으로 전체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52.1%이었다.
쿠바 통계청은 "지방별로 약간의 편차가 있지만 취업자 중 45세 비율이 높은 건 전반적으로 공통된 현상이었다"며 지금의 연령분포를 볼 때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24년 통계청의 발표를 보면 970만 명 쿠바 인구 중 25% 이상은 60세 이상으로 이 비율 역시 중남미국가 중 가장 높은 편이었다.
이와 관련해 복수의 비정부기구(NGO)는 한창 구직활동이 왕성하고 취업 후 열심히 일할 청년층이 집중적으로 쿠바를 탈출한 게 고령자 비율을 높인 근본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통계청은 2024년 자국을 빠져나간 이주민을 25만 명으로 추정했지만 민간 전문가들은 최소한 50만 명 이상이 쿠바를 탈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구 1000만 명이 붕괴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편 사회주의국가답게 부문별 일자리 분포를 보면 전체 취업자의 68.5%는 공공부문 일자리(국가가 제공하는 일자리)를 갖고 있었다. 취업자 10명 중 7명이 국가로부터 월급을 받고 있는 셈이다. 민간부문 일자리를 가진 취업자는 31.5%였다.
학력이 높을수록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비중은 컸다. 공공부문에선 취업자 중 고졸 이상의 비율이 52%에 달했지만 민간부문에선 이 비율이 29%에 그쳤다.
한편 쿠바 공공부문 평균 급여는 6506쿠바페소(약 2만 3441원) 정도다. 쿠바전문가인 페드로 몬레알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구매력 기준으로 보면 2021~2024년 쿠바 공공부문 평균 급여는 33.5% 감소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