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설비·연구개발 투자 속도
재생에너지 발전 연계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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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중공업은 전압형 HVDC(초고압직류송전) 변압기 공장 건설의 첫 삽을 떴다. HVDC는 장거리 송전에서 전력손실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전력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최근 HVDC 변압기도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회사가 시의적절하게 양산체제 구축에 나설 수 있었던 건 과거 전력시장 위기 속에서도 HVDC 기술개발을 강조해온 조현준 회장의 의지가 주효했다. 조 회장은 "중공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HVDC"라면서 "해당 분야에서 1등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30일 효성중공업은 경남 창원에서 국내 최대규모 HVDC변압기 공장 신축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상운 효성 부회장,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종양,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등 주요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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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VDC는 HVAC(초고압교류송전) 대비 먼 거리까지 전력손실을 최소화하며 송전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특히 효성이 보유한 '전압형 HVDC' 기술은 재생에너지 발전과 연계가 가능해 최근 더욱 각광받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사업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그동안 해외업체들이 선점해온 전압형 HVDC 기술은 미래 송전망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 기술 국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효성중공업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에너지 솔루션 리더로서 HVDC 기술 국산화를 선도해 'K-전력'의 위상을 떨칠 역량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HVDC 변압기 시장은 GE, 지멘스, 히다치 등 소수 해외 기업들이 독점해왔다. 우리나라도 그동안 관련 기술을 외국에 의존하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효성중공업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000억원을 투자해 HVDC 변압기 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
2010년대 효성중공업이 글로벌 전력시장 위축과 실적 부담에 직면하면서, HVDC 사업은 한때 '돈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그럼에도 조현준 회장이 뚝심을 가지고 밀어붙인 결과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조 회장은 평소 "중공업의 모든 분야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HVDC 분야에서 세계 1등이 되어야 한다"면서 "우리는 어떤 회사보다 저력이 있기에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