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등 현지 공급망 구축 제시 전망
현대차그룹 제4 공장 신설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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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다음 달 1일인 관세협상 마감을 앞두고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재계 인사로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세 번째다.
정 회장의 이번 방문은 한미 관세 협상의 막판 국면에서 현대차그룹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고 정부 협상단을 측면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정 회장까지 관세 협상을 측면 지원하게 되면서 우리나라 협상단 행보에는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일본과 유럽연합의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5%로 낮아지면서, 정 회장의 역할은 더욱 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와의 미팅을 추진하러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막판 구원투수로 등장한 정 회장이지만, 이번 미국 출장에서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현대차그룹으로선 자동차 관세율을 최소 15%로 맞추지 못한다면, 올해 9조원이 넘는 영업익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 상황. 이미 2분기에만 1조6000억원 이상의 손해를 봤다.
관세 부과에 따른 경제적 충격은 국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미국 관세정책의 품목별 수출 영향'에 따르면 관세 부과로 자동차 업계의 GDP 재화 수출이 0.6% 줄고, 실질 대비 수출은 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대비 63억5778만 달러(약 9조17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같은 위기 속에서 정 회장이 꺼내 들 카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그는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210억 달러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 확대와 루이지애나 철강공장 신설 등 내용이 담겼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 중 가장 빠른 속도의 현지 투자 계획이었다.
당초 정부가 국내 기업들로부터 약속받은 직접투자액 '1000억 달러+α'에서도 현대차그룹이 가장 크게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한 경우 현대차그룹이 투자 계획에 있어 어떤 역할을 맡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현대차가 최근 밝힌 부품 현지화 등을 위한 공급망 구축과 관련한 추가 투자계획이 제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미국 내 기존 3개 공장 외에 제4의 공장 신설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추가적인 투자 확대에 대한 최종 결정은 결국 오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에, 그룹 총수들이 직접 나서는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메타플랜트로 연 120만대 현지 생산 체제를 갖췄지만, 수출 물량까지 감안하면 약 170만대 이상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다. 결국 생산을 늘리려면 제4공장 신설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