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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용어]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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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12. 16. 08:58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지금 전 세계 유명 관광지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이라는 공통된 우려를 갖고 있는데요. 이는 관광객이 지역의 수용 능력을 넘어서 인프라와 환경, 주민 생활이 압박받는 현상을 말합니다. 한때 '관광 호황'으로 불리던 흐름은 점차 '관광 부담'이라는 표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오버투어리즘의 문제는 단순히 명소가 붐비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에어비앤비(Airbnb)와 같은 단기 임대 플랫폼의 확산으로 주거지가 숙박업소로 변하는 탈거주화가 나타나고, 골목과 대중교통은 여행객들로 가득 차 지역 주민이 일상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죠. 특히 숙박 없이 일일 코스로 들르는 '데이 트리퍼(day tripper)'는 도시 혼잡도만 높이고 지역 경제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서 골칫거리로 지적됩니다.

이 같은 현실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도시가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입니다. 베네치아는 '물의 도시'로 불리며 세계적인 관광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매년 2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베네치아로 몰리지만, 실제 도시 거주 인구는 크게 줄었고 임대료는 치솟았죠. 주민들의 도시 이탈은 도시 공동체 기반 자체를 약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대형 유람선 문제는 베네치아 오버투어리즘 논란의 상징입니다. 거대한 선박이 수로를 드나들 때 발생하는 파동과 오염이 침식·해수면 상승 문제를 심화시키면서 도시의 구조적 취약성을 노출했습니다. 논란이 장기화하자 이탈리아 정부는 2021년부터 역사 지구 인근 유람선 입항을 전면 금지하는 강력한 조처를 취했습니다.

관광객 흐름을 조절하기 위한 정책도 도입됐습니다. 베네치아는 2024년부터 도시 출입세를 세계 최초로 시행하며 당일 여행객에게 5유로(약 9000원)의 입장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단기 임대 제한, 관광 동선 분산 등 분산 관광 전략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베네치아가 시행 중인 조치들은 단순한 지역 정책을 넘어, 지속 가능한 관광으로 전환하려는 세계적 흐름의 시험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베네치아가 보여주듯 무제한으로 허용할 수는 없습니다. 관광은 여전히 도시의 중요한 자원입니다. 도시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조절하는 일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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