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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BBC에 100억달러 소송…“연설 편집·왜곡, 선거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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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12. 16. 15:53

USA-TRUMP/FENTANYL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공영방송 BBC를 상대로 100억 달러(약 14조 768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BBC가 2021년 1월 6일 연설을 편집·왜곡해 명예를 훼손했고, 2024년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주장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법원에 제출한 33쪽 분량의 소장에서 BBC가 자신을
"허위이자 명예훼손적이고, 기만적이며, 비하적이고, 선동적이며, 악의적인 묘사"를 했다며, 이를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고 영향을 미치려는 대담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측은 BBC가 1·6 연설의 서로 다른 두 대목을 이어 붙여 발언의 의미를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문제 삼았다. 약 1시간 간격으로 이뤄진 연설의 일부를 하나의 발언처럼 편집해, 트럼프가 지지자들에게 "지옥처럼 싸우라"며 행진을 촉구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평화적 시위를 당부한 발언은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방송은 2024년 미 대선을 며칠 앞두고 방영된 1시간짜리 다큐멘터리(Trump: A Second Chance?)다. BBC는 지난달 해당 편집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했지만,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부인해왔다. 사미르 샤 BBC 이사회 의장은 이를 "판단 착오"라고 밝혔고, 이후 BBC 최고경영자와 보도 책임자가 사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별도의 질문 없이 이 사안을 언급하며 "그들은 내가 하지 않은 끔찍한 말을 내 입에 넣었다"며 "반대로 내가 실제로 말한 애국심과 좋은 내용은 모두 삭제했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미국에서 제기됐지만, 영국 법원에 제소할 수 있는 시한은 이미 1년 이상 지난 상태다. 법률 전문가들은 해당 다큐멘터리가 미국 내 지상파로 방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소송의 관할과 성립 여부를 둘러싼 쟁점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트럼프 측은 BBC의 '파노라마(Panorama)' 시리즈를 포함한 콘텐츠가 구독형 스트리밍 플랫폼 '브릿박스(BritBox)'를 통해 미국에서도 시청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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