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두산에 SK실트론 매각한다… 5조원대 빅딜

두산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통보
매각 대상 SK㈜ 보유 70% 추정

SK 서린사옥. /SK

SK그룹이 기업가치 5조원대 세계 3위 반도체 웨이퍼 기업 SK실트론을 두산그룹에 매각한다. 매각하는 지분 규모는 3조원에서 최대 4조원까지 점쳐진다. 리밸런싱 작업을 활발히 이어오고 있는 SK로서는 대규모 자금 충당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미래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두산 역시 반도체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어, SK실트론 인수를 마무리하면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

17일 SK는 SK실트론 지분 매각을 위해 이날 ㈜두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통보했다고 밝혔다. 가격 등 세부 사항은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며, 관련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3개월 이내 재공시 예정이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웨이퍼 전문 제조기업으로, 12인치 웨이퍼 기준 세계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매각 대상 지분은 SK㈜가 직·간접적으로 보유 중인 지분 70.6%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나머지 지분 29.4%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SK그룹은 리밸런싱 작업을 지속하고 있어 SK실트론 지분 매각도 이 선상으로 보인다. 자산 매각을 통해 SK는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 투자에 집중한다는 기조다.

SK그룹에 SK실트론은 올 초부터 매각 대상에 올려놓은 카드였다. 지난 6월에는 5~6곳이 예비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협상이 지속 지연됐고 이후 두산이 SK실트론 인수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유력한 매수자로 떠올랐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사업재편 철회 후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이를 만회하려 하고 있다. 최근 독일의 글로벌 건설장비기업 바커노이슨 인수를 검토한다고 알린데 이어, 반도체 부문은 지난 10월에도 2000억원에 가까운 반도체 테스트 장비 구매를 결정하면서 관련 사업에 지속 투자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