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기적에 가까운 실적 전망
하지만 내수 폭감 등 난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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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도 상반기까지만 해도 상황은 좋지 않았다. 3월 초 열린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약칭 전인대와 정협)에서 설정한 5% 전후의 성장률 목표 달성이 의문시되기도 했다. 자국 경제에 나름 애정과 비판적 시각을 동시에 가진 일부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에서는 비관론 역시 대두했다. 하반기에는 중국 경제가 잘 되는 꼴만은 절대 못 보겠다는 미국의 압박에 밀려 궁극적으로 성장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실제로도 그렇게 흘러가는 듯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미국과의 관세 및 무역협상이 비교적 낙관적으로 흘러가면서 분위기는 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10월 말 경주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대두하면서부터는 긍정론이 아예 대세로 굳어지기도 했다.
현재 이 낙관론은 정말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사상 최초로 무역 흑자가 1조 달러를 넘길 것이 확실하다. 11월에 이미 누적 흑자 1조760억 달러를 기록한 사실을 상기하면 확실히 그렇다고 해야 한다. 5% 전후 성장률 목표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넘어서지는 못해도 근접하기만 해도 괜찮으니 목표 달성은 무난하다고 할 수 있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중국 경제가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적을 창조하게 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당장 눈에 보이는 이 실적에 환호작약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미시적으로 접근할 경우 중국 경제가 올해 받아들 성적표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얘기가 될 듯하다. 우선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하의 물가 하락)의 일상화가 여전히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내년에도 상황이 좋아질 가능성은 낮다고 해야 한다.
내수 침체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소비에 투입될 가능성이 농후한 가계대출이 역대급으로 줄어들었다거나 인프라용 투자 폭감이 현실이 된 사실을 상기할 경우 정말 상당히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해야 한다. 시 주석이 이끄는 중국 당정 지도부가 내년 내수 진작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결의를 지난 11일 이틀 동안 일정의 막을 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의에서 다졌다면 분명 그렇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 개선 기미를 전혀 보이지 못하는 최악의 청년 실업 상황, 2억 명을 돌파한 유연 노동자들의 존재 등은 무역 흑자 1조 달러 초과 같은 엄청난 성과의 빛을 완전히 잃게 만든다. 올해 중국 경제의 성적표가 외화내빈이라는 말로 폄하될 수 있다는 결론은 절대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