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미-이란 ‘결정적’ 1주일’… 외교적 해법과 군사적 파국 사이의 기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3.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225010007373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2. 25. 09:01

미, 150대 항공기 유럽·중동 기지 급파… 이란 미사일 위협 피하며 '치명적 타격' 준비
이란, 중국산 초음속 미사일로 미 해군 함정 방어망 무력화 시도
미 "첫 옵션은 외교" vs 이란 "공격은 도박"
IRAN US CONFILICT
24일(현지시간) 찍은 이란 테헤란의 전통 시장 바자르 모습./EPA·연합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이란 이슬람 정권의 핵 협상이 중대 국면에 접어들었다.

양국은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협상을 예고했지만, 미군은 중동 인근에 전례 없는 수준의 전력을 집결시키며 무력 충돌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고, 이란은 중국산 초음속 미사일 도입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역내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GREECE-US-IRAN-US MILITARY-CONFLICT
미국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호가 24일(현지시간) 그리스 지중해 크레타 섬의 수다 만에 정박해 있다./AFP·연합
◇ 제네바서 마주 앉는 미-이란, '외교' 우선 내세우며 벼랑 끝 탐색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미국과의 합의가 '손에 닿는 거리'에 있지만 "오직 외교가 우선될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상호 우려와 상호 이익을 달성하는 전례 없는 합의를 타결할 역사적 기회"라고 강조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협상에는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참석해 이란 대표단과 마주 앉을 예정이다. 마지드 타흐트-라반치 이란 외무부 차관은 국영 매체에 "완전한 정직과 선의로 협상장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이란 측이 고농축 우라늄과 관련해 "절반을 해외로 보내고, 나머지를 희석하는(diluting)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며 이는 제재 해제와 평화적 핵농축 권리 인정 문제와 맞물려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IRAN US CONFILICT
24일(현지시간) 찍은 이란 테헤란의 전통 시장 바자르 모습./EPA·연합
◇ "치명적 무력" vs "진짜 도박"... 미·이란, 날 선 '말 폭탄'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옵션은 항상 외교"라면서도 "필요하다면 미군의 치명적 무력 사용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측은 "대통령은 합의를 원하지만, 합의를 하지 않으면 지난번(2025년 6월 이란 핵시설 타격)처럼 매우 강경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타흐트-라반치 차관은 "미국의 이란 공격은 진짜 도박"이라며 공격 시 방어 계획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합의를 원한다"면서도 "합의를 하지 않으면 매우 나쁜 날이 될 것"이라고 썼다고 전했다.

Iran US Nuclear Timeline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오른쪽 두번째)이 2025년 4월 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 핵 성과 전시회에서 이란 원자력기구(AEOI)의 모하마드 에슬라미 국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이란 대통령실 제공·AP·연합
◇ 이라크전 이후 최대 규모... 중동으로 결집하는 美 '압도적 전력'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동 인근에 미군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공개 비행 추적 데이터와 위성 영상 분석을 통해 지난 17일 협상 결렬 이후 150대 이상의 미군 항공기가 유럽과 중동 기지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WP는 현재 역내 미군 존재가 2003년 이라크전 이후 최대 규모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다나 스트롤 전 미국 국방부 중동 담당 부차관보는 WP에 "대규모 전력 집결은 대통령의 결정을 즉각 실행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마크 캔시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자문은 "수주간 공중 작전을 계획할 경우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레고리 브루 유라시아그룹 연구원은 유럽 기지 배치가 이란의 미사일 위협을 피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WP는 이번 항공기 이동의 핵심 목적지는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였으며, 위성 영상에서 F-35 전투기와 E-3G 센트리 조기경보통제기 등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FT는 제2 항모 전단인 제럴드 R. 포드함이 그리스 크레타 인근에서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WP는 포드함 도착으로 활성 함정의 약 3분의 1이 역내에 전개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미국 해군 전력 배치는 중동 함대 18척, 중동 밖 전개·이동 중 33척, 항구 전진 배치 50척, 정비·훈련 191척 등이다.

FT는 이즈미르·인지를리크·알 아사드·알 우데이드 등 역내 거의 모든 미군 기지가 이란의 탄도미사일 사정권 안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US-POLITICS-TRUMP
미국 워싱턴 D.C. 노동부 청사에 걸려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형 현수막으로 24일(현지시간) 찍은 사진./AFP·연합
◇ "단기 집중 타격용" "장기전 불가능"...트럼프의 좌절

WP는 이번 배치를 '지상 침공 없는 수일간 공중 작전을 시사하는 자산 집결'이라고 평가했다. FT는 이스라엘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미군의 전력이 4∼5일 집중 공습 또는 1주일 저강도 공세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장기전 수행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CBS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사상자 위험과 무기 비축량 영향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며 군사적 영향력의 한계에 좌절감을 보였다고 전했다.

◇ 이란의 '게임 체인저'... 중국산 초음속 미사일 CM-302 도입 임박

이란은 중국산 초음속 미사일을 구매하면서 향후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이란이 중국과 초음속 대함 순항미사일 CM-302 구매 협상을 마무리 단계에 두고 있다며 이 미사일이 약 290km 사거리로 저고도 고속 비행을 통해 함정 방어망 회피가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무기 전문가들은 해당 미사일이 배치될 경우 이란의 타격 능력이 강화되고 역내 미 해군 전력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니 시트리노비치 전 이스라엘 정보장교는 로이터에 "이란이 초음속 대함 타격 능력을 갖추면 완전한 게임체인저"라며 "요격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란 외무부 관계자는 "동맹과 군사·안보 합의가 있으며 이를 활용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했고, 중국 외교부는 관련 협상에 관해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 이란 대학가 긴장...반정부 시위 재점화

한편,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헤란 샤리프 공과대학 등 이란 주요 대학가에서 반정부 시위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와 친정부 민병대 바시지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으며, 당국은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란 당국은 지난달 시위 관련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으나, 외부 인권단체는 사망자가 70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고 WSJ는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