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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만죽재·해우당 고택, 국가민속문화유산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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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12. 03. 09:51

원형 보존된 고택과 생활유물 가치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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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죽재 안대청 전경. /국가유산청
경북 영주 무섬마을을 지켜온 옛집이 국가유산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영주 만죽재 고택 및 유물 일괄'과 '영주 해우당 고택 및 유물 일괄'을 각각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3일 밝혔다.

두 고택은 유서 깊은 전통 마을인 무섬마을을 대표하는 공간이다. 만죽재 고택은 1666년 반남박씨 집안의 박수가 마을에 들어와 터를 잡으면서 지은 집으로, 360여년간 집터와 가옥이 온전히 전해 내려왔다. 안채, 사랑채, 부속채 등이 이어져 'ㅁ' 자형을 이룬다.

만죽재 고택에는 현판을 비롯해 옛 생활을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이 남아있다. 전통 혼례를 치를 때 신랑 집안에서 신부 집안에 보내는 혼인 문서인 혼서지, 말판에 '관직도표'를 그려놓고 주사위를 던지는 승경도 놀이 흔적도 전한다. 특히 명성황후가 1895년 10월 일본군에 의해 시해된 을미사변 이후 영남에서 일어난 항일 운동 기록을 필사한 항일의병격문 기록은 역사적 가치가 크다.

해우당 고택은 선성김씨 집안에서 무섬마을에 처음 정착한 것으로 알려진 김대의 손자 김영각이 1800년대 초반에 지은 것으로 전한다. 그의 아들인 해우당 김낙풍이 1877∼1879년에 고택을 수리한 이후 해체하거나 수리한 적이 없어 150년 가까이 원형이 잘 보존돼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낙풍은 고종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친구로, 현재 사랑채에 걸려있는 '해우당' 현판은 흥선대원군이 쓴 친필로 알려져 있다.
해우당 고택 역시 'ㅁ'자 형태로 안방에서 태어나 목방, 작은사랑, 큰사랑 등으로 옮겨가는 생애주기와 생활을 엿볼 수 있어 주목할 만하다. 여러 고문헌과 서화, 글씨 등은 물론 김낙풍이 작성한 과거시험 답안지, 집 건물을 수호한다는 성주를 모셔두는 단지, 갓 보관함 등도 남아 있어 가치가 크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고택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해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관할 지방자치단체, 소유자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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