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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한화, 호주 오스탈 인수 재추진 이유는…‘미국향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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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03. 19. 06:00

미국 조선시설 보유·군수지원함 점유율 1위
지분확보 이어 이사회 진입해 경영 동참
"미국발 특수선 사업 적극적 의지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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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한화그룹의 M&A 본능이 호황이 예상되는 조선·방산 부문에서 미국을 겨냥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그룹의 방산 계열사 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 조선·방위산업체 오스탈의 지분 9.9%를 인수하고,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에 지분을 19.9%까지 매수할 수 있는 승인도 신청한 상태다. 이로써 한화의 조선 네트워크는 지난해 12월 인수를 완료한 미국 필리조선소에 이어 호주까지 확대됐다.

왜 호주 오스탈일까. 오스탈은 지난해 한화오션이 인수를 시도했다가 한 차례 무산된 바 있지만, 이후 당선 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직접적으로 '조선' 러브콜을 보내면서 그대로 포기하기엔 아쉬운 투자처가 됐다. 오스탈이 미국 앨러바마주 모빌,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도 조선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가 미국 내 소형 수상함, 군수지원함 시장 점유율 40~60%를 차지하고 있는 1위 업체이기 때문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화는 호주증권거래소 장외거래를 통해 오스탈 지분 9.9%를 직접 매수했다. 9.9%는 1억8000만 호주 밀리언 달러로 약 1659억원을 투입한다. 해당 지분 외에도 호주 현지 증권사를 통해 추가로 9.9% 지분에 대한 총수익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으며,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에 오스탈 지분을 19.9%까지 매수할 수 있는 승인을 신청했다.

지분 9.9%로 시작했지만, 한화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단순한 지분 확보가 아니라 경영 참여다.

한화 관계자는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하는 호주 기업의 특성상 다른 주주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이번 투자의 주요한 목적"이라면서 "실제로 한화는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이사회 1석을 확보해 경영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전날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 투자업 계열사 'HAA No.1 PTY'에 각각 출자한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공시를 통해 양사는 "호주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는 설명 외에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이후 외신 등을 통해 오스탈 인수 추진 내용이 알려지면서 가시화 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HAA No.1 PTY LTD'에 각각 2027억원, 642억원을 투입했다. 해당 법인은 올 초 신규 설립돼 이 시점부터 관련 계획이 구체화 됐던 것으로 보인다.

한화로서 중요한 작업은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가 19.9% 지분 투자 관련 신청을 무난히 승인해 주는 것이다.

한화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호주와의 방위산업 협력이 최근 들어 잦아져 그만큼 신뢰도 쌓였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는 지난해 9월 호주 대표 우주기업 '길모어 스페이스'와 우주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8월에는 호주 질롱에 자주포와 장갑차를 생산할 공장 'H-ACE'를 완공했다. H-ACE는 한국 방산업체 최초의 해외 생산기지 설립 사례다. 2020년에는 K9 자주포를 호주에 수출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선택을 두고 "대단히 영민하고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한화그룹의 오스탈 지분인수는 결국 한화오션 및 한화에어로, 한화시스템 등 그룹사 전반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미국발 특수선 사업으로의 적극적 의지 표현"이라면서 "한화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단순히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 대규모의 투자를 병행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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