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미국 출신 교황...페루서 사회적 약자에 봉사
프란치스쿄 교황에 의해 추기경, 주교부 장관 임명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의 균형자 역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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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는 7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4차례 실시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에서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의 3분의 2를 넘는 표를 획득해 새로운 교황이 됐다. 추기경이 많은 북미와 남미 추기경들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레오는 라틴어로 '사자'를 의미하고, 강인함과 용기, 리더십을 상징한다. 레오라는 이름을 가진 마지막 교황은 1878~1903년 재임한 레오 13세로 사회 정의 문제에 헌신적인 관심을 기울였으며 현대 가톨릭 사회 교육의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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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은 "이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첫인사였다"며 자신의 평화 인사도 모두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떠올리며 "부활절 아침 로마와 전 세계를 축복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약하지만 언제나 용감했던 목소리를 우리 귀에 간직할 수 있기를"이라고 추모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추기경에 임명됐고, 2023년부터 주교 선출을 담당하는 교황청 주교부 장관을 지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첫인사에서는 모국어인 영어가 아닌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로만 말했다. 그는 영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이탈리아어·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광장에는 15만명이 넘는 신자들이 모여 레오 14세 교황의 즉위를 축하했다고 이탈리아 매체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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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의 친밀함은 페루 국민의 마음에 잊히지 않는 흔적은 남겼다"고 평가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으로 활동했으나 신학적으로는 중도 성향이어서 교화 내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인물로 평가된다. 여성 사제 서품, 성소수자 신자 포용 등 프란치스코 교황의 추진한 자유주의 개혁에 대해 진보파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정책을 이어가면서도 교회 내 다양한 목소리를 포용하면서 "서로 다른 세계에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012년 동성애와 대안 가족을 언급하면서 "서구 언론과 대중문화가 복음에 어긋나는 믿음과 행동을 조장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