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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레오 14세’ 전기 한국어 번역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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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07. 09. 16:17

"세상 가장자리에 사는 이들을 알고 함께 살았다"
교황의 이력과 신념 두루 살펴...수도회 전통 따른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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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의 전기 '교황 레오 14세'(가톨릭출판사)가 한국어로 번역 출간됐다.

9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이탈리아 바티칸 전문 언론인 도메니코 아가소가 레오 14세의 연설, 강론, 인터뷰 등을 모아 발빠르게 펴낸 책을 서울대교구 이재협 신부 등 4명이 번역해 출간했다.

지난 5월 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발코니로 마침내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 최초의 미국인, 첫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출신 교황이다.

전기는 선교사 출신인 레오 14세 교황이 "세상의 가장자리에 사는 이들, 가난한 이들, 소외된 이들을 진정으로 알았으며 그들과 함께 오랜 세월을 살았다"고 평가한다.

또 그가 "가난과 불의를 말할 때, 자연재해의 참혹함을 이야기할 때, 빈민가 삶의 고단함을 전할 때, 굶주림의 아픔을 말할 때, 권력자들의 횡포를 고발할 때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몸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감염병이 확산하던 시절 레오 14세가 진흙탕에 발을 담그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현장을 누비던 모습을 페루 사람들이 지켜봤다고 전한다.

레오 14세가 약 20년에 걸쳐 선교사로 활동한 페루가 그의 "제2의 조국"이라고 책은 규정한다. 그는 여전히 "저는 언제까지나 선교사"라는 말을 되풀이한다. 페루 국적도 취득했다고 한다.

결국 교황의 이력과 신념 등을 두루 살펴보면 레오 14세가 미국인이어서 교황이 된 것이 아니라 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교황으로 선출됐다고 책은 풀이한다. 이는 지난 3일 방한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레오 14세의 선출은 두고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한 것에 대해 추기경들이 평가한 것"이란 말로 뒷받침됐다.

전기에 따르면 그는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전통을 따르는 인물이다. 이 수도회는 복음적 청빈, 선교, 형제애를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영적 유산으로 간직하고 있다. 교황이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발코니에 등장할 때 찬 십자가는 수도회 총장 조세프 리베라스 신부가 교황이 2023년 9월 30일 추기경으로 서임되는 날 준 뜻깊은 선물이다.

이 십자가에는 한 가지 비밀이 있다. 그 안에는 수도회의 영적 아버지인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 성인과 그의 어머니인 모니카 성녀, 같은 수도회 소속 성인 빌라노바의 토마스 수사의 성해(聖骸)가 모셔져 있다. 이들 성해는 원래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총본부에 보관돼 있던 것이었다.

또한 전기는 전임자였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레오 14세를 발탁한 이유도 소개한다. 프란치스코는 레오 14세가 "교회 개혁의 핵심 인물"이라고 평가해 그를 "교황청에서 가장 민감한 보직 중 하나"인 교황청 주교부 장관에 임명했다고 한다.

전기는 레오 14세 교황이 직면한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사제 부족이다. 5월 11일 즉위 후 처음 열린 삼종기도에서 교황이 사제 또는 수도자를 지망해 신학교 입학이나 수도원 입회를 준비하는 사람, 즉 성소자를 거론한 것은 사제 부족이 그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책은 풀이한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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