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쿠팡대표 美의회 7시간 증언… 양국 마찰 없길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3.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224010007104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6. 02. 25. 00:00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맨왼쪽)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 하원 법사위 회의장에서 비공개 증언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연합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하원 법사위원회에서 무려 7시간 비공개 증언을 했다.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로 한국민 불안을 야기하고 있는 한국 전자상거래 1위 기업 쿠팡의 한국법인을 대표하는 그가 이날 무슨 주장을 했는지는 일단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한국 정부가 자신과 쿠팡을 차별하고 처벌을 시도하고 있는 등 과도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을 게 확실하다. 미 의회 차원에서 쿠팡 사태와 관련해 공식적인 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이날 청문회가 의미가 있는 것은 쿠팡 사태에 대한 미 하원의 시각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 소속 짐 조던 법사위원장과 스콧 피츠제럴드 행정·규제개혁·반독점 소위원장은 그에게 보낸 소환장에서 "한국 정부가 미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와 불필요한 장벽 생성을 피하겠다는 내용으로 최근 트럼프 행정부와 맺은 무역 합의에도 불구하고 표적 공격을 계속해 왔다"며 "한국 정부가 쿠팡을 표적으로 삼고 미국인 임원을 기소하려는 움직임은 최근 약속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이 내용으로 미뤄볼 때 미 의회가 쿠팡의 하소연을 충분히 듣고 추후 대책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 측은 적지 않은 분량의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그렇지 않아도 미 기업인 쿠팡은 정보유출 이후 미 의회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로비를 벌여왔다. 실제 미 정치인 등 주요 인사들이 쿠팡을 옹호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래서 이번 청문회가 쿠팡을 엄호하고 한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로저스는 현재 정보유출 규모 축소 및 증거 인멸, 국회 청문회 위증, 산업재해 은폐 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그래서 쿠팡은 이번 청문회에 상당한 비중을 뒀을 것이다.

이 청문회에 각별한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는 청문회가 최근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과, 무역법 122조 및 301조 등 대체 수단을 이용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부과 시도 국면에서 열려 양국 외교·통상 관계에 혹시라도 영향을 줄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 정부는 청문회에서 제기된 쿠팡의 입장을 조속히 파악해 쿠팡의 정보유출 사태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되, 이번 사태가 양국 간 불편한 분위기로 흘러가지 않도록 사후 대응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쿠팡이 미 기업이기는 하지만 수익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창출하고 있음에 유념해 한미 간 불필요한 마찰 요인이 되지 않도록 세심한 협상력을 발휘하기 바란다.

정부는 쿠팡이 미 정치권을 통해 지속적으로 압박한다고 하더라도 흔들림 없이 엄중한 수사를 진행하고, 한국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제재를 가해야 할 것이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