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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 베팅 대한항공, LIG와 1.8조 규모 전자전기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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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08. 21. 18:05

한국형 전자전기 연구개발 사업 도전
무인기 등 항공운송 외 사업 다각화
대한항공이 '하늘 위 두뇌싸움'으로 불리는 전자전 분야에 본격 뛰어들었다. LIG넥스원과 함께 공군의 전자기 스펙트럼(EMS) 전력 확보를 위한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 사업' 수주전에 참여하면서다.

정부가 약 1조8000억원을 투입하는 이번 사업은 공중전에서의 정보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핵심 프로젝트로, 대한항공은 50여년간 축적한 항공기 개발·정비 역량을 바탕으로 방산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려는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무인기·우주사업과 함께 방산 분야로 발을 넓히며, 기존 항공운송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는 '미래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대한항공은 LIG넥스원과 함께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 사업 수주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LIG넥스원 컨소시엄이 해당 사업의 체계종합업체로 최종 선정되면, 대한항공이 체계통합 및 기체 개조·제작을 맡고, LIG넥스원이 체계개발 및 전자전 장비 개발·탑재를 담당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방산 수주전에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약 1조원 규모의 블랙호크(UH-60 다목적 헬기) 성능개량 사업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가 외국산 민항기를 개조해 전자기전 임무 장비를 탑재하는 방식인 만큼, 대한항공에는 확실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민항기를 개조해 운용하는 경우는 미국 공군의 차세대 전자전기 EA-37B 외엔 전무한 만큼, 세계적으로 희소성을 지닌 고난도 프로젝트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1975년 항공우주사업부를 신설하며 방위산업 분야에 진출한 이후, 50여년간 민항기 개조 및 제작 역량을 키워왔다. 민간 항공사로서 창정비, 유지보수(MRO)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는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실제 대한항공은 P-3C 해상초계기 성능개량, 백두 1차 사업 등 다수의 민항기 군용화 작업을 성공리에 마친 바 있다. 또 성능을 변경한 이후 비행안전 적합성을 인증받는 감항인증 사례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부터 2023년에는 보잉 B777 여객기 10대와 에어버스 A330 6대를 화물기로 성공적으로 개조해 감항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아울러 사업 수행을 위한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전문인력 및 연구인력 뿐만 아니라 비행시험 능력, 격납고, 보안시설도 갖춰 정부의 추가 지원 없이 독자적인 프로젝트 수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대한항공은 현재까지 태평양 전역 미국 항공기 3700여대를 포함해 총 5500대의 항공기를 출고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사업을 통해 우리 군의 전자기 스펙트럼전 수행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자주국방 실현과 국방력 강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아울러 LIG넥스원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유·무인 특수임무기 사업을 확장해 글로벌 방산 시장 진출과 수출 기회도 적극 모색할 방침이다.

방산 분야에서 안정적으로 수주 레코드를 쌓아 나간다면 신성장을 위한 동력 마련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도약한 만큼 항공우주 분야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존에 보유한 여객·화물 운송, 유·무인 항공기 개발 및 정비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래 도심항공모빌리티나 AI기반 항공MRO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위성 및 발사체 기술개발을 통해 우주 분야 사업확장까지 노리면서다.

올해 2월에는 저피람 무인편대기 개발을 마치고, 비행시제 1호기를 출고하는 등 구체적 성과도 기록했다. 또 항공통제기 2차 사업의 국내 협력체로 참여할 계획으로, 해당 사업 수행으로 항공기 개조기술을 고도화해 전자전기 개발에도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전자전기 사업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도전"이라며 "대한항공이 지난 50여 년간 축적한 기술력과 인프라로 우리 군의 첨단 전력 확보에 앞장서고, 나아가 대한민국 방산 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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