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대사 대리 역임 국무부 부차관보 “한국 유연성 기대”, 방위비 압박

내퍼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미, 매우 유연...한국의 유연성 기대"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압박
"김정은 잠적 때 한미일 협력"
"총선 압도적 승리 문 대통령, 소득주도성장 돛에 바람"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는 5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한반도 이슈 관련 화상 세미나에서 “우리 쪽은 지금까지 매우 유연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한국 쪽에서도 일정한 유연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내퍼 부차관보가 지난해 12월 4일 워싱턴 D.C.의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주한미군전우회(KDVA·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 사령관)와 한미동맹재단(회장 정승조 전 합참의장)이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과 전시작전통제권(OPCON) 전환을 주제로 개최한 콘퍼런스에 참석,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미국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 정부에 유연성(flexibility)을 촉구하며 대폭 증액을 압박했다.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는 이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한반도 이슈 관련 화상 세미나에서 “우리 쪽은 지금까지 매우 유연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한국 쪽에서도 일정한 유연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연성’은 ‘공정’ ‘균형’ 등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정부에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의 정당성을 강조할 때 사용하는 상투적 표현이다.

앞서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미국이 최근 몇주간 상당한 유연성을 보여왔다면서 한국이 공평한 몫을 더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주한 미국대사관 대사 대리를 역임한 내퍼 부차관보는 이날 “우리 지도자들이 최근 얘기를 나눴고, 우리는 앉아서 협상할 방법을 계속 찾을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관점에서 너무 많이 들어갈 순 없다. 우리는 항상 공개적으로 협상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포괄적으로 타결된다면 한국 국회에서 비준 동의안이 빨리 처리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내퍼 부차관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식 석상에 상당 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때 한·미·일이 협력했다며 “이런 순간에 동맹이 중요하고 우정이 중요하다. 미국은 동맹들로부터 엄청나게 혜택을 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비핵화 협상 전망에 대해 “북한이 무슨 결론을 내더라도 우리는 외교에 열린 상태로 남아 있다”며 “외교의 문은 열린 상태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한국의 4·15 총선에 대해 전염병 대유행 기간 어떻게 선거를 치를지에 관한 모범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사전투표 등이 “동료 민주주의 국가들이 연구하고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압도적 다수를 확보했다”며 소득주도 성장 및 다른 경제·사회적 우선순위를 다루는 데 있어 “확실히 그의 돛에 바람을 불어넣은 것”이라고 주장했다.